img
[BL] 재앙을 그리는 타투이스트와 저주받은 조직보스
타투
112
타투
[BL] 재앙을 그리는 타투이스트와 저주받은 조직보스

명동의 밤을 지배하는 조직, '흑룡파'의 보스 윤태주. 그의 세상은 온통 잿빛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그의 등을 가로지르는 기묘한 흉터는 단순한 상처가 아니었다. 분노나 슬픔 같은 감정이 격해질 때마다 흉터는 칠흑처럼 검게

변하며 살을 에는 듯한 고통을 안겨주었고, 마치 전염병처럼 그의 주변에까지 불운을 몰고 왔다. 그에게 '저주받은 자'라는 꼬리표를 달아준 운명의 낙인이었다.

수많은 의 사와 용하다는 무당을 찾아 다녔지만, 저주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체념과 함께 그의 성격은 더욱 냉정하고 과묵해졌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한 줄기 빛 같은 소문이 들려왔다. 홍대 구석진 골목에 있는 '타투의 정원'이라는 곳의 타투이스트가 상처를 그림으로 덮어 아물게 한다는 이야기였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태주는 녹슨 간판이 달

린 작은 타투샵의 문을 열었다.

"어서 오세요."

나른한 목소리와 함께 그를 맞이한 이는 서이현이라는 남자였다. 새하얀 피부와 신비로운 눈빛을 가진 그는, 어두운 조직의 세계와는 이질적인 존재였다. 태주가 윗옷을 벗고 등을 보이 자, 이현의 눈빛이 순간 미세하게 흔들렸

다.

"이건… 그냥 흉터가 아니군요."

단번에 저주의 존재를 꿰뚫어 보는 이현에게 태주는 처음으로 희망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이 저주를 덮어줘."

태주의 단도직입적인 요구에 이현은 고개를 저었다.

"보통의 잉크로는 어림없습니다. 당신의 저주는 너무나 깊고 어두워서, 섣불리 건드렸다간 오히려 폭주하게 될 겁니다."

절망한 태주의 눈빛에서 깊은 외로움을 읽은 이현은 잠시 망설이다가, 위험한 제안을 건넸다.

"방법이 아주 없는 건 아니에요. 저주를 잠재우는 그림을 새기면 됩니다. 대신 조건이 있어요."

다음 대사 확인하기
a